발행일  2014.05.28

“보다 스마트하게, 그리고 친절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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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다 스마트하게, 그리고 친절하게”
상수관망 관리, 맞춤형 시대 온다

“누수 복구공사로 단수 조치됨을 알려드립니다.”
강원도 영월군 산간오지의 모 마을 주민들. 어느 날 마을이 누수 복구공사로 단수됨을 알리는 문자를 받게 된다. 간혹 마을 방송을 통해서 단수 조치를 알려오는 경우가 있었지만 이처럼 휴대폰으로 직접 전달받기는 처음이다. 마을 이장님이 SNS로 안내방식을 바꾸기라도 하신 걸까.

이르면 올 연말부터는 강원도 영월, 평창, 정선 지역에서 관로 공사로 단수 조치가 필요한 경우, 해당 지역 주민들에게 직접 문자서비스로 알려줄 예정이다. 이들 세 지역은 30년 이상된 노후관이 많고 산간오지가 많아 폭우나 폭설로 인한 누수가 빈번했다. 사전 예고도 없이 단수되는 일도 비일비재. 하지만 이런 갑작스런 단수에 난감해야 하는 것도 옛 일이 될 것 같다. ICT 기술을 융합한 상수관망 시스템으로 아날로그적인 불편을 겪지 않게 됐기 때문이다. 단수 지역도 불가피한 최소한의 지역 주민에만 이뤄지고, 언제 끝날지 몰랐던 단수작업도 1시간에서 3시간 정도로 단축될 전망이다.

“누수 복구공사가 필요한 경우 단수에 필요한 제수시설들을 확인하고, 최적의 제수구역을 선정해 신속하면서도 정확하게 단수함으로써 공사시간과 단수시간을 최적화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전국 최초로 강원도에서 진행된 제수구역 통합관리시스템 구축 시범사업을 진행한 (주)차후의 정택선 기술개발팀장은 무엇보다 과거 종이도면이나 현장 시공업자의 경험에 의존했던 낡은 방식을 시스템화해 최적의 효율을 이끌어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그래야만 지역 주민의 피해도 최소화하고 투명한 관리시스템을 통해 행정 효율도 높일 수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이 같은 시스템을 가능하게 하는 핵심에는 ICT 신기술이 있다. 증강현실과 BLE(Bluetooth Low Energy) 장치가 대표적인 기술. 현실과 3D 시설물을 겹쳐 보여주는 기술인 증강현실은 종이도면 없이도 스마트 기기 상에서 제수시설물 주변 관로에 대한 즉각적인 위치 파악을 가능하게 해 누수복구 공사를 진행할 때 주변 관로 확인을 위한 시간과 노력을 절감할 수 있게 한다. BLE 장치는 저전력 블루투스 기술을 사용한 무선신호를 지속적으로 방출하는 기기인데, 쉽게 위치를 찾아주고 상수관망 제수시설의 신속한 확인을 가능하게 한다.

 

11693_11422_2332누수 신고가 들어오면 현장 작업자는 사무실 PC의 스마트관로시스템을 통해 미리 현장을 확인한다. 그리고 문제의 누수 지점을 확인하고 해당 지역 주민들에게 문자서비스로 단수 조치를 알리게 된다. 다음 작업은 복구공사를 위해 물의 흐름을 차단하는 것. 제수밸브를 찾아 잠그는 작업이다. 그런데 땅속에 있는 밸브를 어떻게 확인할까.

현장에 도착한 작업자는 스마트 기기를 켜고 스마트관로시스템 앱을 실행한다. 주변을 둘러보자 시공정보를 알려주는 QR코드 표지가 보인다. 스마트 기기로 QR코드를 인식하면 관망도가 지도에 펼쳐지고, 지도에서 관을 하나 선택하면 GPS 좌표와 설치 당시의 현장 사진, 이력 등 세부정보를 볼 수 있다. 굳이 QR코드에 스마트 기기를 갖다 대지 않아도 BLE 장치를 통해 근접촬영 없이 관로의 정보를 알 수 있다. 또한 증강현실 화면을 터치하면 바닥에 깔려있는 관이 3D로 펼쳐져, 쉽게 해당 제수밸브를 확인해 잠그고 공사에 들어갈 수 있다. 복구공사가 종료되면 주민들에게는 공사가 완료됐음을 알리는 문자가 도착한다.

예전 같으면 현장 작업자가 두꺼운 종이도면을 들고 설치 당시를 떠올리며 제수밸브를 찾아야 했다. 문제는 경험과 종이도면에 의존하는 것은 오류가 많다는 것. 실제 노출돼 있는 배관과 도면이 일치하지 않는 경우가 허다했다. 이럴 경우 정확한 제수밸브를 찾지 못하고 급기야 해당 구역만이 아닌 최상위의 밸브를 잠가야 할 수도 있다. 10가구만 단수하면 될 것을 지역의 모든 가구가 단수되는 불편을 겪어야 하는 상황이 올 수 있는 것이다. 이 같은 문제를 야기하는 현장과 도면의 괴리는 지난해 (주)차후가 평창군에서 진행한 파일럿 규모의 프로젝트에서 실제 확인할 수 있었다.

“파일럿 프로젝트를 통해서 얻게 된 것은, 도면과 실제 제수시설과의 불일치함을 확인한 것입니다. 현장조사가 필요함이 명확해진 것이죠.”

강원도 파일럿 사업에 적용된 (주)차후의 독자적인 솔루션인 ‘스마트관로시스템’은 이미 시장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우선 동일한 시스템으로 강원도 평창군에 파일럿 프로젝트가 성공한 상태이며, 화성시에 있는 공장단지에도 적용해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또한 경기도, 서울시, 인천시, 전라남도, 강원도 등 다양한 지자체에 시스템을 도입해 확대 적용에 대한 긍정적인 반응을 얻고 있다.

해외 시장에서도 러브콜이 이어지고 있다. 유럽, 중동아시아, 동남아시아 등 여러 나라에서 스마트관로시스템의 도입 제안이 들어온 상태다. 특히 해외 신도시 건설, 대규모 공장단지 건설 시 인프라 구축 부분으로 도입 검토가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강원도 기획조정실에서는 실제 시범사업을 운영해 성공적으로 마무리되면 내후년부터는 강원도를 시작으로 전국 지자체로 확산할 수 있도록 국비 확보를 위해 중앙부처와 협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사업을 통해서 얻게 되는 효과가 상당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연간 4억 원에 달하는 27만m3의 수돗물을 절감하고, 누수 복구 시간 단축에 따라 연간 약 5%의 유수율 제고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이로 인해 3년 이내에 사업진행비용을 회수할 수 있을 전망이다.

매년 수돗물 공급과정에서 손실되는 누수율은 10.4%. 이를 비용으로 환산하면 연간 5100억 원에 이른다. 첨단 ICT기술을 활용한 (주)차후의 차세대 스마트 통합 물관리 시스템이 새나가는 수돗물과 예산을 막을 대안이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